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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혁명의 시작 <해우재>, 그리고 미스터 토일렛(Mr. Toilet) 심재덕

뉴스온경기 한민규 기자 |

지금 학생들이나 2030세대는 모른다. 그러나 40대만 되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화장실이 얼마나 더러웠었는지를….

길을 가다 생리적 급한 일이 생겨 어느 곳에 있는 화장실에 가든 기분 상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게 현재의 우리 화장실이다.

예전에는 좌변기가 아닌 쪼그려 앉는 변기에 덕지덕지 오물이 묻어 있었고, 일을 볼때마다 풍덩풍덩 똥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똥물이 튀어 올라 엉덩이를 더럽히기도 했다. 또한 화장지가 아닌 신문지나 달력 종이 등 다른 것으로 닦아야했다. 고약한 냄새와 더러움이 우리 화장실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우리의 화장실이 더러움과 혐오를 벗고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은 머나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30여년 전인 1990년대 후반부터 화장실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해 오늘날 가장 중요한 생활공간이 되었다.

 

<미스터 토일렛(Mr. Toilet) 심재덕>

 

우리나라 화장실 변화의 중심에 심재덕이 있었다. 미스터 토일렛(Mr. Toilet)이라 불리는 심재덕은 화장실이 불결하고 불쾌한 장소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생활공간임을 알리고 화장실이 사람을 살리는 공간이라는 것을 역설했다. 그리고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본격적으로 화장실 개선에 나서기 시작해 우리나라 화장실을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바꿔 나갔다.

2007년에는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에 선출되었다.

심재덕은 2007년 자신의 집을 변기모양의 집 ‘해우재’를 지었다. 해우재(解憂齋)는 근심을 푸는 집이라는 뜻으로 절에서 화장실을 부르는 해우소(解憂所)에서 비롯되었다. 심재덕은 배설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해우재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세계화장실협회 초대회장)이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WTA) 창립 즈음에 우리 삶에 화장실이란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리고자 변기모양으로 지은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집이다.

열정적으로 일을 추진하던 심재덕은 2009년 암으로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고 만다.

그의 사후 고인의 유지에 따라 유족은 이 집을 2009년 7월 수원시에 기증하였고 수원시는 세계 화장실문화 운동의 열정을 이어가고자 해우재를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2010년 10월 30일 화장실 박물관으로 일반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화장실 테마공원>

 

수원시는 고 심재덕 시장이 기증한 해우재를 중심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화장실테마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1단계로 2010년 해우재를 화장실 박물관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2년 화장실문화공원을 건립했다. 시는 2015년 1월 14일 해우재 맞은편에 전시, 체험, 교육 등의 기능을 갖춘 해우재 문화센터를 개관했다.

화장실문화공원은 백제, 신라시대 사용하던 변기와 화장실부터 조선시대 이동식 변기인 매화틀까지 우리나라 변기와 화장실 변천사를 보여주는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신라시대 귀족 여인들이 사용했던 노둣돌은 우리 민족이 이미 오래 전에 수세식 변기를 사용했음을 보여주고 백제시대 왕궁리 화장실 모형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화장실을 소개하고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우리나라 집 윗목에 놓여있던 요강은 공원 곳곳의 장식물 역할을 한다. 짚으로 엮은 뒷간이 지역별 특색대로 재현됐고 제주도에서 인분을 처리하면서 동시에 돼지를 사육하던 통시변소는 제주도 화산석으로 지어졌다.

공원 곳곳에는 용변을 보는 어른, 아이의 모형이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어른과 아이 4명이 한자리에 앉아 용변을 보고 있고 옆에는 오줌 싼 아이가 키를 쓰고 울고 있다.

어머니가 아이를 안고 용변을 보게 하는 장면이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공원 통로에는 발에 밟힌 용변이 사실적으로 설치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화장실박물관 해우재의 1층 상설전시장은 크게 화장실의 역사와 과학이라는 두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 문명의 발달에 따라 변모하는 화장실의 역사와 수원의 화장실 문화운동, 수세식변기의 발전과정, 하수처리방법 등의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연간 주제에 따른 특별 전시가 마련된다.

 

<체험 및 교육이 있는 해우재 문화센터>

해우재 문화센터 1층에는 화장실, 똥책을 열람할 수 있는 자료실, 휴게공간이 위치하고 2층에는 어린이 체험관과 (사)미스터토일렛 심재덕 기념사업회가 있으며, 3층에는 세계화장실협회 사무실과 세미나실, 옥상에는 해우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어린이체험관은 신비로운 몸 속 여행으로 시작된다. 여행을 통하여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몸속에서 소화되어 어떻게 똥이나 오줌으로 나오는지 보여주고 뿡뿡 방귀의자, 뿌글뿌글 똥 제조기, 똥뿌리자 똥똥 등의 재미있는 게임 콘텐츠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유익한 똥 이야기로 만들어진 재미있는 영상을 통하여 똥이 거름이 되어 귀한 자원이 된다는 똥의 순환 이야기와 옛날에 똥을 나르던 도구들을 살펴보는 등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화장실 이야기와 화장실 예절을 체험하도록 하여 똥은 더럽고 냄새나는 것이 아니라 신비롭고 아름답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관람안내>

관람시간 : 03월 ~ 10월 (10:00~18:00)

11월 ~ 02월 (10:00~17: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날 휴관)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관람료 : 무료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의 일생>

·1939년 출생

·1945년 수원 신풍초등학교 졸업

·1954년 수원북중학교 졸업

·1957년 수원농립고등학교 졸업

·1963년 서울대학교 잠사학과 졸업

·1967년 수원농림고등학교/안성농업전문학교에서 교편생활

·1976년 경기도청 근무

·1977년 동서철강 창업

·1987년 화성문화원장 취임

·1989년 화성행궁복원 추진위원회 구성

·1995년 민선1기(제22대) 수원시장 당선

·1996년 2095 수원발전기획단 발족/화성행궁복원 기공식

·1997년 화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결정/2002 한일월드컵 수원경기 유치

·1998년 민선2기(제23대) 수원시장 당선

·1999년 한국화장실협회 창립, 초대회장 취임

·2004년 수원시 장안구에서 제17대 국회의원 당선

·2007년 세계화장실협회 창립, 초대회장 선출/세계최초 변기모양집 <해우재> 준공

·2009년 숙환으로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