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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오산탐방-2 <물향기수목원을 찾아서>

봄에 피는 꽃

임종삼 컬럼리스트 |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의 물향기수목원에 새봄이 왔다. 서울, 경기, 충청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아주 접근하기 쉬운 곳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손자, 며느리와 함께 소풍할 수 있는 최적화된 장소다. 오산대역(물향기수목원역) 2번 출구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위치한다. 수도권 전철 1호선과 분당선,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아주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전철 이용 무료, 물향기수목원 입장료 무료다. 월요일에는 문을 닫으니 혹여 길을 나섰다면 물향기수목원 이웃에 있는 고인돌공원을 찾아가면 된다.

 

<물향기수목원의 봄꽃>

 

복수초

 

꼬꼬마 해바라기 가지복수초 고향은 서해바다 안산시 풍도

먹구름은 싫어요 정말 싫어요 봄볕에 방긋방긋 환하게 웃네

 

 

물향기 수목원에 벌써 꼬꼬마 해바라기 닮은 복수초가 피었다. 어디에 피었는지는 알려주지 않겠다. 가족끼리 누가 먼저 찾는가?의 보물찾기이니까, 제일 먼저 찾은 이는 올해 만복을 받게 될 것이다.

 

희어리

 

그의 이름 들었을 때 내 귀를 의심했다

영어야 한국어야 누가 날 찾는거야?

히어리, 조록나무과 봄을 여는 우리 꽃

 

서라벌 귀족일까 고마나루 왕족일까

드리개 금귀고리 처음 단 그 사람은

이어링, 선화공주 아닐까 서동에게 선물받은

 

 

물향기수목원에 금귀고리 닮은 희어리 꽃이 피었다. 희어리는 개나리 보다 일찍 봄을 여는 꽃이다. 산수유축제를 벌이는 남쪽 지방에도 이미 피었다. 광교산 큰골에도 몇 그루의 희어리가 숨어서 핀다. 어쩌면 금귀고리는 희어리 꽃을 보고 디자인하였을 것이다.

 

풍년화

 

올해는 국수 먹겠네 노총각 장가 가겠네

잔치국수 고명 같은 샛노란 꽃술 올린 걸 보니

올가을엔 풍년 들고

봄처녀 짝을 찾겠네 청사초롱 불밝히겠네

 

 

물향기수목원에서 제일 먼저 피는 꽃이 풍년화다. 풍년화는 산수유, 희어리, 복수초, 개나리보다 일찍 봄을 여는 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2월 4일 입춘에 피었다. 아직 눈 내리고 얼음 어는 입춘에 꽃을 피운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노루귀 꽃

 

산기슭 양지녘에 노루귀 꽃 쫑긋쫑긋

준비된 사수로부터 엎드려 쏴

땅, 타당, 탕탕

총소리에 깜짝 놀란 궁노루

나무 뒤로 숨는다 낙엽 뒤로 숨는다

 

 

노루귀 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그래서 처음에는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 의문을 가진다. 그런데 꽃이 피자마자 노루귀 닮은 잎, 털이 보송보송한 이파리가 돋아난다. 참 귀여운 꽃이 아닐 수 없다.

 

<물향기수목원>

 

물향기수목원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지명 수청동(水淸洞)에서 유래하였다.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조성한 수목원이다.

수목원의 규모는 34만㎡이다. 가시연꽃, 미선나무 등 총 1,700여 종이 전시되어 있으며, 1,752종의 수목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물향기수목원은 지역 및 식물의 특성별 주제원을 조성하였다. 무궁화의 다양한 품종을 모아놓은 무궁화원,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 만든 미로원, 식물을 인공적으로 다듬어 작품화한 토피어리원, 우리나라 중부지역에 자생하는 식물로 조성한 중부지역자생원, 습지를 관찰할 수 있는 습지생태원 등 총 19개의 테마로 구성되었다.

그 외 울창한 수목원 아래에는 점심을 먹고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넓게 마련되었다. 먹을 것을 싸오면 일부러 식당을 찾아가지 않아도 되겠다. 돗자리를 준비하지 않았더라도 나무 의자가 넉넉하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출입금지이니 집에 놔두고 오면 되겠다.

 

계절에 따라 봄에는 풍년화, 길마가지, 희어리, 산수유, 생강나무, 미선나무, 진달래, 목련 등의 나무 꽃이 차례로 핀다. 또 복수초, 설강화, 노루귀, 할미꽃, 현호색, 깽깽이풀 등의 풀꽃이 차례로 핀다.

 

 

길마가지의 향기는 대단하다. 길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잡을 만큼 향기롭다. 하여 길마가지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화가 있다.

 

 

깽깽이풀은 아주 작은 연꽃을 닮았다. 그런데 깽갱이풀의 씨앗은 개미들의 먹거리다. 작은 개미들이 깽깽거리며 씨앗을 끌고 간다는 뜻에서 깽깽이풀이라는 설화가 붙었다. 참 재미있는 이야기다. 아!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면 열대식물온실에 들어가 잠시 몸을 피할 수도 있다.

 

여름에는 이팝나무, 쪽동백, 조팝나무, 때죽나무 등과 참나리, 매발톱, 둥굴레, 기린초, 은방울꽃 등과 연, 수련, 부처꽃 등의 수생식물이 전시된다. 봄꽃을 보고 나면 자연스레 여름꽃을 보러 오게 될 것이다.

발길이 저절로 움직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