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규 기자 |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의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 간사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 경기 분당을)이 무안공항 둔덕을 없앨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음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밝혀냈다.
김 의원은 무안공항 첫 설계 도면을 확보했다. 1999년에 이뤄진 실시설계 당시에 2열 가로 형태의 콘크리트 기초대가 있었다. 최초 설계부터 ‘부러지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기준을 어긴 것이다.
이어 김 의원이 공개한 무안공항 준공 도면은 보는 사람을 더욱 당황하게 만든다. 가로 형태로 설계됐던 콘크리트 기초대가 시공과정(00년~07년)에서 세로형으로 바뀌었으나 설계변경 등과 관련된 자료는 국토부 내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해하기 힘든 설계와 시공 과정을 거치며 만들어진 무안공항 둔덕을 없앨 기회가 최소 세 번 있었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2007년 한국공항공사는 국토부로부터 무안공항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현장점검에 나섰고 보완건의사항을 국토부에 제출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장점검 내역에는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의 길이가 부족하고 LLZ(로컬라이저)는 둔턱 위에 설치되어 있어 장애물로 간주된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의 최종 검토 결과 종단안전구역의 길이는 ‘권장기준’이라며 2단계 확장시 추가 확보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LLZ 또한 항공기 안전운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적시하며 기회가 물 건너갔다.
두 번째, 공항시설법 제40조(공항운영의 검사)와 국토부 고시(공항안전운영기준)에 따라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운영 검사를 받게 돼 있으며 18년간 매년 진행했던 검사에서 S(만족)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공항운영검사 정기/수시 점검표에 나와 있는 항목을 기준대로 검사만 했다면 무안공항에 존재했던 둔덕은 진작 개선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2020년 5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무안공항 등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 용역에서 콘크리트 상판 설치가 설계에 반영됐다는 점을 지목했다. 개량사업 과정에서 둔덕이 제거되기는커녕 ‘강화’된 둔덕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예견됐던 그러나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라며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한 공약으로 시작된 무안공항은 결국‘고추 말리는 공항’으로 전락했었고 정부 관심 밖으로 밀려난 공항의 결말은 국민의 죽음”이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지금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며 질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