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규 기자 |
무안 여객기참사 관련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전원 생존할 수 있었다는 정부 시뮬레이션 결과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무안공항의 콘크리트 둔덕 건설 경위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국회의원 (경기 분당을/여객기참사 국조특위 간사)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콘크리트 둔덕은 2003년 방위각제공시설 제작사(NORMARC)의 현장 시찰 (SITE SURVEY) 당시 기존 ‘2열 가로 형태’에서 ‘19열 세로 형태’ 콘크리트 기초로 변경해야 한다는 권고가 제기되었고,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이 이를 받아들여 ‘더 높게, 더 단단한’콘크리트 둔덕이 건설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은혜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1999년 10월 작성된 무안공항 콘크리트 둔덕의 기존 설계도면은 2열 가로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0.5M 두께로 지면으로부터 1M 돌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 2003년 2월 방위각제공시설 제작사(NORMARC)는 무안공항 현장 시찰 (SITE SURVEY) 당시 자신들의 NORMARC3526-016 element 안테나시스템, 즉 촘촘한 책꽂이 형태로의 설치를 권고하였고, 국토부 서울지방항공청은 해당 권고를 받아들여 콘크리트 기초물 구조를 2열 가로 형태에서 19열 세로형태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의 콘크리트 구조물 두께는 0.5M에서 2.3M로 더 두껍게, 지면 돌출 높이는 1M에서 2.3M로 더 높게 변경되어 2007년 준공되었다.
최근 공개된 정부의 충돌 시뮬레이션 보고서는 기존 구조물에 콘크리트 상판을 덧댄 2020년 개량공사가 사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지만, 콘크리트 구조물의 기초 구성 자체를 변경한 2003년 설계 변경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시뮬레이션 시나리오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1999년 10월 최초 설계도면의 콘크리트 구조가 높이 1m로 공항의 보안 담장 높이(2.2m)보다 오히려 더 낮고, 정부의 시뮬레이션 보고서 상 보안 담장 충돌은 사고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분석된 점을 함께 고려했을 때, 2003년 설계 변경이 되지 않고 기존 설계안대로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했다면 사고 결과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또한 정부가 이러한 자료들을 이미 모두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충돌 시뮬레이션에서 2003년 설계변경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않고 2020년 개량공사 변수만 반영한 것은 시뮬레이션의 초점이 진상규명이 아닌 면피용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함께 제기되었다.
이와 관련해 김은혜 의원은 “정부의 시뮬레이션 보고서가 진실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진실을 덮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는지 의문스럽다”라며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선 2003년 콘크리트 둔덕의 설계 변경이 사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시뮬레이션 보고서가 처음부터 다시 작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당시 정부가 둔덕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했는지에 대해서도 전면 재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